한·EU FTA로 글로벌파워 균형추 맞춘다 :: 2009/07/16 16:37

한·EU FTA로 글로벌파워 균형추 맞춘다
EU 27개국 아우르는 지원군 확보
美일변도의 한반도 경제지형 탈피
◆세계최대 단일시장 EU가 열린다◆

당초 한ㆍEU FTA는 한ㆍ미 FTA의 파생상품쯤으로 여겨졌다.

EU와는 한ㆍ미 FTA를 타결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2007년 5월부터 조용히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2003년 8월 `FTA 추진 로드맵`을 마련하면서 미국 EU 중국 등을 중장기 FTA 추진 대상국으로 선정했고 먼저 관심을 표명한 것은 미국이었다.

2005년부터 양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실무협의를 벌인 끝에 2006년 6월 워싱턴에서 1차 협상에 돌입했다.

EU와는 미국과 1차 협상을 개시한 직후 예비협의를 시작해 한ㆍ미 FTA가 타결되고 꼭 한 달 만에 1차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니 유럽 측이 한ㆍ미 FTA를 견제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을 지렛대 삼아 콧대 높은 유럽과 협상을 시작하게 됐지만, 경제적 파급 효과와 정치적 시너지 측면에서는 한ㆍEU FTA가 한ㆍ미 FTA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도 EU와 경제동맹을 맺는 것은 한국 외교가 미국 쏠림 현상에서 탈피해 다극화를 선언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이번 금융위기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과 손을 맞잡았다는 사실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우군을 다변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사회ㆍ문화적 자산 교류가 커지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 교역구조에 한층 균형감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연구실장은 "한ㆍEU FTA 체결은 먼 나라와 친교함으로써 가까운 나라를 공략하는 `원교근공`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EU가 정치ㆍ경제적으로 한반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하여금 FTA 등 한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도록 자극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 FTA를 계기로 역사적으로 극히 소원했던 유럽과 한반도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이혜민 FTA 교섭대표는 "남미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지구상 거의 대부분 국가가 유럽과 정치ㆍ경제적으로 다양한 역사를 함께하고 있으며 아시아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유독 한국만 친교조차 드물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유럽과 경제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며 "한ㆍEU FTA 체결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ㆍEU FTA는 여타 대형 FTA와는 체결 후 양상이 크게 다를 수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협정 체결국끼리 경제발전단계와 소득수준이 크게 달라 상호 보완성이 강했던 반면 한ㆍEU FTA는 한쪽 경제권(EU) 스스로 완벽한 보완성을 가진 경제체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EU는 27개 회원국을 선진국부터 후진국까지 경제력별로 줄을 세울 수 있을 만큼 빈틈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 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서 약 33%를 차지하는 세계 제1 경제권에서 우리 영향력을 키우는 데는 FTA 체결이 `특효`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현재 EU시장에서 우리 제품 시장점유율은 2%대에 불과해 수년째 마의 3%대 진입에 실패하고 있다. EU에 대한 우리 수출이 2000~2007년 사이 2.3배 늘었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6배나 증가했다.

EU시장 내 중국 제품 점유율은 96년 5.6%에서 10년 만에 16.2%로 급증하고 있다. 인도와 터키 등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개도국도 중국과 함께 EU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져 있던 한국에 FTA는 중대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한국이 이번 FTA 체결로 EU에 대한 수출이 약 120억유로 증가해 EU 내 시장점유율이 3.9%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정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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