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ㆍ상품가격 급등…더블딥 위험 커져 :: 2009/08/25 09:59

재정적자ㆍ상품가격 급등…더블딥 위험 커져
◆ 다시 말문 연 `닥터 둠`

루비니 뉴욕대 교수
세계 경제가 살아나는 듯한 모습이지만 더 큰 침체를 앞둔 `반짝 경기`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비관적인 전망을 자주 내놓아 `닥터 둠`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4일자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각국의 재정확대로 급속히 추락하던 세계 경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W자 형태의 더블딥(후퇴 후 잠시 회복하다가 다시 후퇴하는 현상)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루비니 교수가 제시한 더블딥 가능성의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지난해 말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재정확대 자체에 딜레마가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걱정해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줄여 돈을 거둬들인다면 겨우 회복하던 경제가 다시 추락할 수 있다. 그렇다고 돈을 계속 풀어대다가는 인플레이션 심리가 퍼지고 국채 수익률과 시중 이자율이 올라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에 이르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석유,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나치다는 점이다. 지난해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석유가격은 석유 수입국의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가처분소득을 줄여놔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는데 최근에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향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넘치는 유동성과 투기적 수요가 겹쳐 석유와 식료품 가격이 실물경제를 고려할 때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며 "현재 세계 경제는 또 한 차례의 버블 붕괴를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 늘고 소비는 줄고 추가부양책 시급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세계 경기에 대한 낙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08년 노벨경제학상 주인공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미국정부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24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추가적인 동력이 없다면 경제가 다시 한번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4000억~5000억달러에 이르는 2차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이 실제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실업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경제가 다시 후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 은행이 대출을 늘리려고 하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달러 공급을 중단하거나 이들에게 이미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중의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존에 연방준비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 등을 매각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주범인 금융사들에 대한 개혁도 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관습이 아닌 원칙에 바탕을 두고 금융개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돈을 빌리는 곳이나 빌려주는 곳,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은행들 모두를 하나로 보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서 규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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