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한국, 수출론 한계…내수살리기 집중을" :: 2008/12/06 14:33

스티븐 로치 "한국, 수출론 한계…내수살리기 집중을"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한국, 가계대출 부실 우려…경기 이르면 내년말 회복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불신하는 이유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경상수지 적자가 염려할 만한 수준으로 늘고 있는 데다 한국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도 불신이 큽니다."

세계적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5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한국은 지난 10년간 차입(leverage)으로 거품경제를 만들었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의 가계대출 부실을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대출 부실과 부실채권으로부터 한국의 금융회사가 큰 충격을 받지 않는 구조, 한국 금융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치 회장은 특히 한국의 추락하는 수출 둔화에 염려를 표명하며 "한국 정부가 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향후 몇 년간 내수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을 거품이 꺼지는 '후 버블 경제(post-bubble economies)' 단계라고 표현했다. 현재 전 세계는 거대한 자산버블의 거품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치 회장은 "부동산 버블과 신용 버블에서 원자재 등 상품 가격 버블과 신흥국가 주식 버블에 이르기까지 모든 거품이 꺼지고 있다"며 "이러한 버블 붕괴로부터 성장 둔화를 최소화하는 게 각국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로치 회장은 "거품 붕괴의 후폭풍은 미국 경제의 소비를 얼어붙게 하는 것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생산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수출의존도가 심한 한국은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동시에 버블 붕괴의 후폭풍을 맞고 있기 때문에 경제 둔화를 막는 해법을 외부 세계에 의존하지 말고 한국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티븐 로치 회장은 또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2%를 차지하던 소비가 버팀목인 67%로 줄면서 1950년 이래 처음으로 개인의 실소비 지출이 2분기 연속 감속했다"며 "미국 유럽 일본 즉, G3의 경제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사회가 순차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치 회장은 "특히 아시아는 지난 10년 새 대외 수출 의존도를 전체 GDP의 4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 사회에 거품 붕괴의 후폭풍이 엄습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수출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침체될 경우 불황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치 회장은 "따라서 한국 정부는 연금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개인들이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더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과 관련해 그는 "현재의 금융위기는 2009년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2009년 내내 최악의 침체 상황을 보일 것"이라며 "이르면 2009년 말, 대체로 2010년에 경제회복의 사이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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