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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부양 '전가의 보도'…SOC투자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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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살리자면 꼭 땅을 파야 하나?"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26.7%나 늘린
24조7000억원으로 배정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SOC 투자 활성화를 첫손에 꼽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
가운데 왜 꼭 SOC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대한 반감, 나랏돈을 당장 배고픈 서민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비등하다. 정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서민복지 대책보다 앞선
SOC 투자는 자칫 부자만을 위한 정권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SOC 투자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경기부양용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SOC 투자에 대한 경제학을 따져봤다.
◆ SOC 투자란
= 정부 또는 공공단체 공급자가 제공하는 설비나 서비스 관련 시설류의 총칭. 백과사전적인 의미대로 SOC는 교량, 항만, 도로, 철도, 공공청사 등 정부와 공공 부문이 주도하는 모든 건축ㆍ토목공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도로, 항만, 토지개량 등 산업기반시설 △상하수도, 공영주택, 공원, 학교, 병원 등 생활기반시설 △치산,
치수, 해안간척 등 국토보전시설 △국유림 보호 등 수익사업이 모두 SOC다. 요즘은 개념을 넓게 해석해 단순한 산업 분야 물적
기반이 아니라 사법, 교육, 연구개발(R&D) 등 사회제도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 거부할 수 없는 매력
= 기획재정부와 국토연구원(2007년 말), 민간 연구기관 보고서를 분석하면 현 시점에서 SOC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네 가지다.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효과는 물론 내수 부양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이에 따른 경제 성장이다.
SOC 투자는 이 부분에서 다른 분야보다 뛰어난 정책효과를 가진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한국은행 산업연관분석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유발 효과는 10억원당 18.7명, 생산유발 효과는 단위당 1.98에
달한다. 아주 단순화해 설명하면 SOC 투자를 1조원 늘리면 고용은 1만8000명, 생산은 2조원 가까이 된다는 의미다. 이
효과는 전(全) 산업 평균치인 1만6900명, 1조7000억원 수준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SOC 예산증액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크고,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 여기에 국토연구원은 작년 보고서를 통해 토목건설 투자를 10% 늘리면 GDP는 그 첫해 1.6%늘어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대형 SOC 투자는 사회 취약계층 고용과 소득 제고 효과도 있다. 일자리를 제공해 한계계층의 추락을 막는 '예방적
복지(일을 통한 복지ㆍWorkfare)' 효과도 있다는 얘기다. SOC 투자에 따른 두 번째 효과는 지방경제 활성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이다. 이는 어느 정권에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가지는 것이다.
SOC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참여정부조차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중심 복합도시 등 지방개발 계획을 남발했던
이유도 표심잡기용 정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MB 정부에선 이 같은 SOC 투자의 정치적인 철학은
'5+2광역경제권 개발'과 총 50조원대에 이르는 지역선도프로젝트 계획으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정부는 "지자체가 현장에서 생산ㆍ물류 효율 등을 위해 시급하다고 요청하는 사업을 앞당겨 완공해 경제적인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완공되는 SOC사업 건수는 올해 41건에서 내년 1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여기에 정부는 우리나라 SOC 투자 수준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국토연구원은 우리나라 1인당 GDP 등에 따른 국제 추세와 비교할 때 도로는 OECD 평균 대비 67%, 철도는
40% 수준(2007년 3월 기준) 이뤄져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교통과 물류 부문에서 발생하는
교통혼잡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주장을 편다.
실제 올해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도로밀도 경쟁력은 총 60개국 중 23위, 철도밀도는 24위에 머물렀다.
2004년 교통혼잡비용은 23조원에 달해 GDP 대비 비중이 3%였다.
이는 미국 0.6%, 일본 2.3%와는 거리가 있는 수치다. SOC 투자가 강조되는 마지막 이유는 지난 정부에서 투자가 상대적으로 축소됐고 이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라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SOC 투자는 연평균 재정투자 규모 7%에 못 미치는 연 2.5%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는 건설 중인 사업의 장기화를 초래해 예산낭비를 가져왔다는 게 현 정부 인식이다.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광역철도 평균 완공기간은 20년, 일반철도는 17년에 달해 사업장기화 문제는 실제로 심각한 수준이다.
■ 과잉ㆍ중복투자등 우려도
이견도 많다. 단순한 거부감 차원이 아니라 SOC 투자에 따른 고용 창출이나 거시경제적인 효과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대형 SOC사업은 수혜자가 대부분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형 건설사나 대기업그룹으로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과 동남아 근로자들이 공사현장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한 데다 대형 사업은 대부분 재벌 몫"이라며 "SOC 투자 수혜를 놓고 논란이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예결위에선 민주당이 우리나라 SOC 축적도가 이미 120%로 과잉 상태라며 30개 신규 착공 고속도로ㆍ국도사업과 집행률이 저조한 도로사업을 중심으로 예산 삭감을 주장해 찬반양론이 갈렸다.
그러나 SOC 투자에 대한 이 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는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제주 신공항, 부산신항, 새만금 등 초대형 SOC사업 중에 장기 국가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SOC 투자의 중장기 효과에 대해서는 최근에도 추가적인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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