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채권시장이 미쳤다" :: 2009/10/09 10:54

"美채권시장이 미쳤다"
NYT "더블딥 우려 나오는데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돈 몰려"

미국 채권시장에 과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우량 등급 회사채는 물론 손실 가능성이 큰 투기등급 회사채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 주목을 받았지만 `광란`의 현장은 주식시장이라기보다는 채권시장이라고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회사채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약 2650억달러로 주식 펀드에 유입된 자금의 15배에 달한다.

지난해 신용시장이 사실상 마비됐을 때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20% 수익률을 보장해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낮은 수익률에도 회사채를 사려고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신용위기 때만 해도 안전한 곳에 돈을 넣어두려던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에도 회사채 투자를 꺼렸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채권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금융시장에 풀린 시장 자금이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는 그나마 정부가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회사채를 투자 대상으로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이 어려운 카지노와 호텔, 주택 건설업체들도 비록 두 자릿수대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하지만 그래도 회사채 발행으로 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회사채 발행은 기업들의 부채를 증가시켜 경제가 다시 나빠지면 투자자나 기업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특히 또 다른 `버블`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실업률 증가나 제조업 제품 주문 감소가 경기 하강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가하는 기업 도산도 투자손실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다이앤 바자 S&P 글로벌 채권연구팀 팀장은 "세계적으로 기업 도산이나 채무불이행이 지난해 이후 4배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재 채권 수익률은 여전히 역사적 평균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투자이익을 낼 여지가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더 이상 큰 투자이익을 낼 때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 회사인 핌코의 마크 키슬 부사장 겸 회사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투자를 골프에 비유한다면 올해 초에는 러프도 없고 페어웨이도 넓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페어웨이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투기등급 회사채와 안전한 미국 국채의 수익률 격차인 스프레드는 연초 16%에서 최근 7.5%로 좁혀졌다. 더 이상 이 격차가 줄어들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향후 경기 회복과 함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채권 수익률도 올라가면서 투자수익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기등급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 셈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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