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고 유럽 국가 중 첫 번째 디플레이션(경기 하강과 물가 하락이 동시에 진행됨)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22일(현지시간) 스페인이 급등하는 실업률과 물가 하락이 합쳐져 이미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0.1%)를 기록했다. 이는 스페인 정부가 1961년 물가상승률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스페인 물가는 가격 변동이 큰 생선(-6.2%) 설탕(-5.7%) 등 식료품뿐 아니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품, 의료서비스, 신발, 의복, 가전제품까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스페인 이코노미스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물가가 여름까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10년간 주택경기 호황을 구가한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 거품 붕괴가 겹치며 2차 대전 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월 스페인 실업률은 1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앞으로 2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25세 미만 실업률은 무려 31.8%에 달해 이미 대공황 수준에 근접했으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스페인 디플레이션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은 타국으로의 전염 가능성이다.
신문은 "디플레이션이 과거 1920년대 말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10년 장기 불황에서 보였던 특징적인 현상"이라며 다른 유럽 국가로 퍼지면 경기 침체가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은 스페인처럼 지난 2월까지 플러스 물가상승률을 보이다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서 각각 -0.6%, -0.3%, -0.7%를 기록했다. 독일 도매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해 1987년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