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축증가 왜 한국이 신경쓰나 :: 2009/07/02 09:02

美 저축증가 왜 한국이 신경쓰나
미국인 소비줄면 수출 타격…韓銀, 우리경제 파장 연구중

`미국 가정에 돼지저금통이 늘어나면 우리 경제에는 타격이 될까?`

지난 5월 미국 저축률이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미국 저축률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은행도 다음주 중 최근 미국 저축률 상승 추세에 관한 심층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 저축률이 지난 2월부터 넉 달 연속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자 향후 이러한 추세가 고착화되는 것인지 통화정책 담당자들의 의문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저축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미국인들이 소득 대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3대 교역국인 미국이 저축을 늘린다면 수출 위주인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저축률이 늘어나면 투자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의 저축률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침체기에 저축률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당장 돈을 쓰기보다는 불안한 앞날을 생각해서 돈을 모으려고 하기 때문.

따라서 최근 미국의 저축률 증가가 경기 침체 주기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미국 경제에서 큰 틀의 변화를 의미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5월에는 개인소득이 1.4%나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덕분에 저축률도 6.9%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50년간 평균치 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소비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은 흔치 않다. 미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소비를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 지난 1분기 미국 GDP 구성을 보면 개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GDP의 72%였다. 소비 중에서도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8%, 나머지 내구재와 비내구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4%, 28% 수준이다.

결국 미국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법률ㆍ의료 등으로 새어나가는 돈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문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 개혁 문제와 연관돼 단기적으로 손대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미국의 소비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저축으로 대변되는 위기 이전의 경제구조가 제자리를 찾기(글로벌 리밸런싱)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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